
하트모양의 무대가 이쁘다.
3명이 나오지만 22인을 소화하는 멀티맨의 활약으로 3명이라는 느낌이 없는 뮤지컬.
시종일관 웃음짓고 유쾌하지만,
커플들의 한숨소리 (너무 좋아서 -_-, 김종욱이 캐릭터가 참..달콤하다고나 할까..)에
혼자 미소도 지어봤지만,
보는 내내 가슴 이곳저곳에서 간질간질거리지만,
보고나서 흐음..이라는 생각이 도저히 머리속에서 떠나지가 않는다.
왜!
김종욱은 참 괜찮은 사람인데,
왜 여자는 그저 그 사랑이 지나가도록 내버려둔걸까.
여자는 <첫사랑 주식회사>에 김종욱을 찾기 위해 방문한다.
여자는 몇년전 인도에 여행하러 갔다가 김종욱을 만나고 ,
이 둘은 서로 사랑을 느끼고 한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한다.
그러나 어긋난 일정으로 만날 수 없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첫사랑을 찾으려고 한다.
김종욱을 찾으면서 <첫사랑 주식회사>사장과의 사이에서 묘한 감정이 싹튼다.
처음에는 투닥투닥 여자와 사장은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..뭐랄까.. 같이 시간을 보내면서 느낄수있는 편안함, 서로를 잘 아는 듯한 느낌. 서로의 단점도 이해할 수 있는 느낌.
그렇게 여자와 사장은 사랑을 느낀다.
반전이 있다면..
여자는 몇년 전 일부러 비행스케줄을 바꿔 김종욱을 만나지 않았다.
만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, 일부러 만나지 않았던 것이다.
어차피 사랑이란 영원하지 않은 것,
지금 느낀 이 완벽한 순간을 평생 기억하고 싶어서.
다시 만나 사랑을 하여도 혹여 몇년 뒤 사랑이 변할 가능성때문에 겁이 났더라고.
여자는 그렇게 고백한다.
사장은 그런 여자에게 이번은 놓치지 말라고, 어떻게 되던 두려워하지 말고 잘해보자며
사랑을 고백하며 둘이 해피엔딩으로 끝난다.
뮤지컬이 끝나기 몇 분전 (혹은 몇십분전?) 그 반전이 나오는데,
사실 나는 인도에서 만난 김종욱캐릭터가 참 좋았다.
사장보다 훨씬 더 더 -_-
그래서..개인적으로 여자에게 '너 바보다!!"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..
추억으로만 아름다운 사랑,
혹은
끝이 설사 안좋게 끝날지라도 모든 것을 부딪쳐보는 사랑,
둘 중 어느것이 좋다고는 말을 못하겠다.
이은주씨가 더 기억에 남고 안타까운게,
그때가 제일 아름다울때여서, 살아있으면 지금 있을수있는 가능성이 있어서가 아닐까...
지금 살아있다면 영화도 더 많이 찍었겠지만 아마 지금처럼 마음속에 특별한 배우로 남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.
재미있게 봤으나,
또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.
난 상대가 어떻게 느꼈던,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랑해왔다고 생각한다.
그래서 사랑할 기회를 스스로 놓친 여자가 잘 이해되지 않았다.
언젠가..이해할 날이 올까? 아하하.
★★★☆
-2008년 12월 3일 늦은 8시, 대학로에서.